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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16. 쉬어간 호수, 루구호 샹그릴라에서 리장까지는 버스로 4-5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전 버스 여행들과는 달리 가는 길들이 포장도 잘되어있고 휴대폰도 잘 터져 안락하게 갈 수 있었다... 이렇게 쓰니 이전 여행들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리장은 그 스스로도 유명한 관광지인 동시에 운남성 북부 교통의 중심지다. 도시도 적지 않은 규모고 말이다. 다만 리장에 처음 발을 내딛으은 저녁은 리장을 둘러보기보다 다음 목적지인 루구호로 가는 버스표부터 샀다. 역시 샹그릴라의 한인민박에서 추천을 받은 곳으로 쉬기에 좋다고 말씀을 하시기에 지난 몇주간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고자 가게 되었다. 짐을 풀은 버스터미널 근처의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꼬치구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흔쾌히 그곳에 와있는 사람들과 맥주 몇잔을 들이키고.. 더보기
14. 만년설이 있던 야딩 늦어지는 업로드에 블로그를 방치해버린 것은 아닌가 싶을 수도 있을테다. 블로그를 잊은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밀리다보니 글이 늦어졌다. 11월 초의 일요일 오후, 도서관 뒷문 앞에 단풍이 이쁘게 들어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여름의 여행이 생각났다. 시험을 앞두고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 와중에도 좋았던-놀았던- 기억을 되새겨보고 싶어-놀고 싶어- 글을 시작해본다. 캉딩에서의 투어를 마친 다음날 새벽, 나는 5시에 기상해 버스터미널로 갔다. 다음 목적지는 따오청(稻城), 유명한 풍경구인 야딩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이날 버스를 얼마나 오래탔는지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못해도 10시간은 넘었다. 정-말 힘든 버스 탑승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악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포장된 도로를 달렸다는.. 더보기
13. 성도, 그리고 캉딩 추석이 지난 지금은 이미 10월 초, 그 동안 굉장히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여행을 다녀온지 두달 밖에 안지났다니 묘하다. 삶이 바빠 블로그 챙길 여유가 없었다기보다는 사실 사람이 부지런하질 못해 글이 늦어졌다. 시작했으니 끝은 맺어야지! 성도, 청두 사천성의 성도인 성도..는 워낙 유명하기도하고, 중국 내륙지방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래저래 많이 거쳐가는 도시다. 길게 소개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다. 성도에는 4박 5일간 머물렀는데, 당시 7월 중순, 왜 중국 4대 화로에 청두는 안 들어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날씨가 너무 더웠다. (그 의심은 귀국 전 우한에 들리자마자 해소되었다.) 한국에서 찾아온 친구가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했기에 성도에서는 4박 5일간 먹방을 했다. 따라서 블로그.. 더보기
12. 사천의 또 다른 고도, 낭중고성 어디까지 썼더라. 나는 아무튼 낭중고성에 도착했다. 낭중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인터넷도 잘 안터져 더 알아보지도 못했다. 기차역에서 내려서는 디디(滴滴出行, 우버와 비슷하다)를 불렀는데, 그 기사가 해준 설명만 듣고서는 고성에 들었다. '낭중은 소고기가 유명하고, 식초가 유명하다'더라. 이전에 상해에서인가 우한으로 돌아오면서 앞자리 아저씨의 발냄새가 너무 심해 식초에 발을 담궜다 나온걸까 상상을 했는데 여기선 실제로 식초로 족욕을 하더라. 식초 냄새가 맞았나보다. 낭중(阆中) 광원에서, 그리고 서안에서도 외국인이라고 숙박 거절을 당한 일이 있어 이번에는 숙소를 예약하기에 앞서 미리 전화를 해뒀다. 나이가 꽤 있으신 아주머님이 받으셨는데 외국인은 한번도 안받아보았다고 하면서도 재차 어떻게 안되겠냐고 .. 더보기
11.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 구채구 구채구로 가는 길 와, 시안에서 구채구로 가는 길은 정말 고되었다. 우선 시안에서 7시간 가량 기차를(똥차 K차였다) 타고 사천성의 광원(广元)으로 향해야했다. K차는 좌석도 매우 좁고, 그보다도 힘든 것은 그 시끄러움과 더러움이다. 전날 밤을 새버린 덕분에 그 상황에서도 잠이 잘와 무사히 광원까지 도착했다. 광원에서는 구채구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는데, 그 버스가 새벽에 출발하기 때문에 오후에 도착한 나는 광원에서 하루를 묵을 수 밖에 없었다. 버스터미널 주변으로 숙소를 구하는데, 값싼 숙소들은 외국인을 받지 않는다고 거절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하루 130원에 달하는 객실에서 묵어야했다. 방은 매우 구렸다. 광원은 측천무후의 고향이어서 심심한 구경거리가 있는 듯 했지만, 너무 피곤했고 날은 너무 더워 숙소.. 더보기
10. 중국의 과거, 시안 시작하며 매우 오랜만에 글을 쓴다. 우한대학교에서의 교환학생 기간을 마치고나서 나는 한달간의 여행을 다닌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긴 여행이었다. 일주일 남짓이 지나 이제 짐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마치 중국에서의 반년이 없어진 마냥, 모든게 너무 자연스럽다. 이대로 그 시간을 잊어버리는 게 너무도 빠를 것 같더라. 그 시간을 정리하는 일이 조급해진 이유다. 여름 방학 기간 동안의 여행은 내가 중국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한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우한대학교에서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기 전부터 나는 중국의 서변을 관통하는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신장위구르부터 티베트를 거쳐 사천, 운남에 이르는 노선을 말이다. 그러나 그 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티베트 여행을 떠나는 게 힘들더라. 아니 비싸다고.. 더보기
09. 호북성의 보물, 은시 학기가 끝나간다는 사실에 다들 조급성이 일었는지, 여행가자는 말이 한창이었다. 점점 기말고사가 닥쳐오고 있으니, 그 주 주말이 바로 학기 중 마지막 여행이 될 것이었다. 몇몇이 모여 어디로갈까 여행지를 물색하다가 비용, 시간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은시가 낙점되었다. 하남성으로부터 돌아온 게 월요일이었으니, 삼일 있다가 목요일에 은시로 출발한 셈이었다. 은시(恩施)는 우한과 마찬가지로 호북성에 속해있는데, 호북성 서쪽 끝에 위치한 관계로 거리가 매우 가깝지는 않다. 우한에서는 D차를 타고가는 데, 철도의 문제인지 기차의 속도가 시속 150km 미만에 머물러 4시간 남짓 걸렸다. 은시는 장가계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지역이다. 토가족이 많으며 역시 토가족-묘족 자치구라는 것, 그리고 산악지형이.. 더보기
08. 낙양에서부터의 즉흥여행, 하남성 중국에서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말이 반년이지 4개월 조금 넘는 한 학기 동안 중국 각지를 여행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허황된 것이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하는 데까지 발버둥은 쳐봐야지 않겠는가. 교환학생 중에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었다. 막 6월이 되는 주말에 여행가자고 말 몇 마디 주고받은 당일, 먼저 출발해버린 그를 따라 다음날 나도 낙양으로 향해버린 것이다. 용문석굴 낙양에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바야흐로 38도. 6월 초에 이런 날씨가 가능하단 말인가? 굉장히 건조해서 땀은 별로 나지 않았으나 피부는 타다 못해 따갑기까지 했다. 장안부터 낙양에 걸쳐진 고대 중국의 발원지가 쇠퇴하게 된 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적인 기후변화, 즉 사막화를 꼽는 데 이 햇볕이 그 근거가 될 수.. 더보기
07. 호남성으로, 봉황고성과 장사 지금 중국은 단오절 연휴 기간이다. 글을 쓰는 오늘이 일요일인데 화요일까지 수업이 없다. 한국이 단오절을 자기네 것이라고 여긴다고 생각한 중국 일각에서 과단성 있게 연휴를 선포함으로써 단오절을 진정한 명절로 만들어주었다. 기차표를 못구해 어디로 떠나지는 못했다만 그래도 고맙다. 지난 주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장사-봉황고성 여행을 다녀왔다.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보니 장가계와 함께 패키지 여행으로 많이 들리는 곳이라고 한다. 내 블로그 방문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장가계 여행자 분들을 나름 배려한(?) 여행지랄까. 시작해본다. 호남성의 성도, 장사 6700만 여명의 인구를 지닌 호남성의 수도 장사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도시다. 인구 자체도 600만 밖에(?) 안되고, 비슷한 사이즈인 난징만.. 더보기
06. 강남수향. 항저우와 쑤저우 5월 1일을 전후로 중국에는 노동절 연휴가 있었다. 듣고 온거보다 짧은 연휴였지만, 남들은 다 그때 여행을 가더라. 나는 그 기간 학교에 남는 대신 중국의 연휴기간이 끝나고 한국의 연휴기간이 시작된 5월 3일 항저우로 출발했다. 일찍이 항저우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여친님이 중국에 오실 때 들리자고 남겨놨었다. 쑤저우 : 졸정원, 산탕지에(山塘街),호구탑(虎丘) 여행기간 중 하루를 잡아 쑤저우를 당일로 다녀왔다. 지도 상으로 보기에 가까워 금방가겠거니 했는데 항저우에서 2시간 가까이 걸리더라. 타고나서야 상해를 지나가는 경로인 것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상해 갔을 때 가는 건데.. 쑤저우에서의 첫 목적지는 기차역에서 가까우면서 검색 순위 상위에 올라있는 졸정원이었다. 16세기에 건립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