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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2017.2~)/여행기

18. 대리를 지나, 귀향

2017년 방학 여행을 다닌 것은 한달 남짓이었는데 마지막 글을 쓰는 지금은 딱 그때로부터 5년이 더 지난 것 같다. 그동안 바래진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나마 남아있던 즐거운 추억과 부채감을 회상시켜준 것은 시안 여행을 함께한 친구가 최근 연재하기 시작한 여행기 덕분이다.

 

리장 다음으로 대리를 들렸는데, 체감하기로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날씨가 환상적이여서 체류를 며칠 늘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흐릿한 기억이나마 사진과 함께 늘어놓겠다.

 

막 도착한 대리의 고성

리장에서 대리는 기차를 타고 이동했고, 기차역에서 대리고성까지는 다시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이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느 고성과 큰 차이 없는 풍경
첫날 저녁은 이렇게 고성을 둘러보며 마무리한 것 같다.
그리고 숙소

대리는 이전에 들린 다른 여행지들과는 달리 외국인 여행자가 상당히 많았고, 들린 유스호스텔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스호스텔에는 마찬가지로 바와 음식점이 딸려있었는데, 머무르는 기간 여러 사람과 대화하면서 대리에 정착했다는 외국인도 몇몇 만나볼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대리의 날씨는 연중 20~30도로 머무르는 환상적인 날씨인 동시에, 중국 정부가 대리가 면하고 있는 얼하이 호수의 자연환경 보호도 상당히 중시하기 때문에 정착하기 좋은 환경 같았다.

 

다음날은 영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대리 주변 구경을 나섰다.

 

케이블을 타고 어느 산에 올랐다
무책임하지만 무슨 산인지 모르겠다.
절벽을 따라 트래킹 코스가 있었다
중간중간 폭포와 함꼐 쉬어갈 수 있는 정자들이 있었고
한국인의 흔적도 있었다.
하산길
언제라도 그리운 미시엔을 점심으로 먹었나보다.

오후에는 그 친구와 디엔동을 빌려 대리고성과 그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리에는 백족이라고 불리는 소수민족이 살았는데, 꼭 고성 내부가 아니라도 전통 양식의 아름다운 벽돌 건물을 지어 살고 있었고, 지나다니며 그 모습을 살펴보는 경험이 꽤나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딘가를 목적지로 찍고, 나아가다가 만난 얼하이 호수
호수변에 아름다운 집들
동네 풍경
얼하이 2
논밭 한가운데서 디엔동이 고장이 났었다. 빌린 곳에 연락해서 숙소로 돌아왔던 것 같은데, 해가 지고나서야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을 풍경 2

얼하이 호는 상당히 큰 규모의 호수여서, 호수가를 두고 여러 마을이 조성되어 있었다.  얼하이를 감싸고 있는 다른 마을들에서도 지내보고 싶어 짐을 꾸려 떠났다.

그렇게 도착한 마을, 횡한 것이 이상했는데
대대적인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었다.
횡량
주민들은 아직 살고 있었지만, 관광객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 듯 했다.
결국 대리로 돌아와 또 디엔동을 빌려 돌아보았다
대리고성 바깥, 서부에 있는 산으로 올라갔다.
가는 길
2
대리대학교도 들렸다.
이렇게 날씨 좋고 목좋은 곳인 줄 알았으면 여기로 교환을 왔을걸..
이날 나도 언젠가 여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려오는 길
이슬람 미식거리. 이 동네에 살고 싶은 이유 +1
안좋아할 수가 없는 생활환경이었다.

 그날 저녁, 저 이슬람 거리에서 맛있는 저녁을 즐기고 다음날은 얼하이 주변을 다시 하루 더보기로 했다. 저날 지금의 와이프에게 대리가 정말 살기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리고성은 얼하이의 서안에 있는데, 다음날은 동안으로 조금 멀리 나아가보았다.

동안으로
다시 고성으로 돌아와서.
다른 친구가 보내준 사진이다.

 

귀향길

대리 기차역으로 가면서

얼하이 동안을 돌아본 다음날, 나는 대리 기차역으로가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쿤밍에서 하룻밤을 묶었는데, 오랜만에 들린 대도시였고 역시 유스호스텔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저녁을 보냈지만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다음날 나는 그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우한으로 돌아왔다. 사진에 남아있는 시간을 보니, 상당히 늦은시간에 도착했나보다.

열시가 넘은 시간, 학교 주변의 어느 지하철 역에 내려
디디를 불러 동호변을 타고 가다가
시간이 늦어 교내로 차량진입이 안되자 동문부터는 걸어올라갔나보다
감격적인 유학생 기숙사 슈퍼의 모습

돌아가는 길 사진 한장한장을 찍은 것이 저 때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기껏 몇개월 머물렀던 곳에 돌아온 것이 감격스러웠고 곧 이곳을 떠나는 게 못내 아쉽기도 했다. 엄청 덥고 습하긴 했지만.

우한대학교
신시학부 앞
정문 앞
기숙사의 저녁
공항에서

마치며

 처음에는 중국을 경험하는 것이 신나서 연재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는 업로드하는 템포나 글을 쓰는 힘이 많이 약해졌다. 예전에 쓴 글을 보면 많이 부끄럽기도 했고, 아무도 안보는 블로그를 굳이 마무리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 여행기가 연재되는 것을 통해 제일 많은 즐거움과 위안을 받은 것은, 무의미한 것 같거나 지치는 날을 보낸 나 스스로였던 것 같다.

 

 저 5년전의 여행 이후로 당시 학생이던 나의 삶도 주변인들과 함께 많이 변해 지금은 새로운 터전으로의 여행, 또는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여행 또한 어딘가에 기록해나가고 싶다. 즐겁게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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