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중국의 과거, 시안 시작하며 매우 오랜만에 글을 쓴다. 우한대학교에서의 교환학생 기간을 마치고나서 나는 한달간의 여행을 다닌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긴 여행이었다. 일주일 남짓이 지나 이제 짐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마치 중국에서의 반년이 없어진 마냥, 모든게 너무 자연스럽다. 이대로 그 시간을 잊어버리는 게 너무도 빠를 것 같더라. 그 시간을 정리하는 일이 조급해진 이유다. 여름 방학 기간 동안의 여행은 내가 중국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한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우한대학교에서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기 전부터 나는 중국의 서변을 관통하는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신장위구르부터 티베트를 거쳐 사천, 운남에 이르는 노선을 말이다. 그러나 그 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티베트 여행을 떠나는 게 힘들더라. 아니 비싸다고.. 더보기 09. 호북성의 보물, 은시 학기가 끝나간다는 사실에 다들 조급성이 일었는지, 여행가자는 말이 한창이었다. 점점 기말고사가 닥쳐오고 있으니, 그 주 주말이 바로 학기 중 마지막 여행이 될 것이었다. 몇몇이 모여 어디로갈까 여행지를 물색하다가 비용, 시간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은시가 낙점되었다. 하남성으로부터 돌아온 게 월요일이었으니, 삼일 있다가 목요일에 은시로 출발한 셈이었다. 은시(恩施)는 우한과 마찬가지로 호북성에 속해있는데, 호북성 서쪽 끝에 위치한 관계로 거리가 매우 가깝지는 않다. 우한에서는 D차를 타고가는 데, 철도의 문제인지 기차의 속도가 시속 150km 미만에 머물러 4시간 남짓 걸렸다. 은시는 장가계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지역이다. 토가족이 많으며 역시 토가족-묘족 자치구라는 것, 그리고 산악지형이.. 더보기 08. 낙양에서부터의 즉흥여행, 하남성 중국에서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말이 반년이지 4개월 조금 넘는 한 학기 동안 중국 각지를 여행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허황된 것이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하는 데까지 발버둥은 쳐봐야지 않겠는가. 교환학생 중에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었다. 막 6월이 되는 주말에 여행가자고 말 몇 마디 주고받은 당일, 먼저 출발해버린 그를 따라 다음날 나도 낙양으로 향해버린 것이다. 용문석굴 낙양에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바야흐로 38도. 6월 초에 이런 날씨가 가능하단 말인가? 굉장히 건조해서 땀은 별로 나지 않았으나 피부는 타다 못해 따갑기까지 했다. 장안부터 낙양에 걸쳐진 고대 중국의 발원지가 쇠퇴하게 된 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적인 기후변화, 즉 사막화를 꼽는 데 이 햇볕이 그 근거가 될 수..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다음